♦ Home > 회계사 > 수험정보실 > 합격스토리 > 합격수기

  • 2024 제59회 공인회계사 합격수기 [신재권]

    2024-10-04 | 5275

  • 신재권 합격스토리

    동기 및 수험기간

    • 서론

      59회 공인회계사 합격자 신재권입니다. 저는 오랜기간 시험을 준비했고 모범적인 수험기간을 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유탈을 경험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간발의 차로 합격의 순간에서 1차생으로 돌아가게 되는 경험은 결코 유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말 회계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면, 낙심에 빠져있기보다는 빠르게 판단하고 다시 준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과 당시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작성할 생각이고,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 수험생들이 희망을 얻고 다시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와 유탈 전까지

      대학 3학년을 마치고 진로를 탐색하던 시기였습니다. 공대 출신으로서, 관련 기업들 탐방과 해당 기업에서의 근무시 조건, 그리고 나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좋다고 하는 대기업에서의 근무는 저와 맞지 않는 듯 했습니다. 지방에서의 삶과 공학 연구의 반복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당시 지인들이 많이 근무하는 여의도의 금융공기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입사 준비 과정을 알아보던 중, 어차피 아무것도 모르는 경영, 경제학을 공부할 바에는 조금 더 멀리 보고 회계사를 준비하면 어떻겠냐는 친구의 조언을 듣고 회계사 학원을 알아봤던 것이 2019년 봄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회계사라는 직업이 그저 전문직이라는 것 뿐, 그 외에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당시 나무경영아카데미라는 곳이 가장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작정 광화문의 나무경영학원으로 들어가 수업을 듣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회계원리라는 수업의 존재조차 모르는 제가 4월 말 5월 초에 학원에서 들을 수 있는 수업은 없었고, 시험 안내 책자만을 받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학원에서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가면 수능을 준비할 때처럼 시험 준비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향한 발걸음이었으나, 계획이 어긋난 저는 작은 오기와 함께 인강으로라도 빠르게 따라가고자 당시 최창규 선생님의 회계원리를 결제하고 수강했습니다. 하루에 아홉 강의씩을 듣고 일주일 안팎으로 끝낸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 인터넷 종합반을 결제하고 본격적인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긴 기간이 걸릴 줄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아마 심화 종합반이라는 이름으로 연습서 강의를 끝내고, 가을부터 상법과 경제학 객관식 단과반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 과목은 연습서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혼자 공부했습니다. 초시 점수가 커트라인에서 한 두 문제 정도 차이로 아깝게 떨어진 것을 보고, 이정도면 다음에는 넉넉하게 붙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음 해에 여유로운 점수로 합격하고 2차 시험에서도 세법과 회계감사만을 남겨두고 2유예 신분이 되었습니다.

      회계감사를 챙겨보려다 5월쯤 포기하고 사실상 회계감사는 챙기지 못한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 날림으로 답안을 작성한 것이 후회되어 ’차라리 처음부터 포기하고 네 과목에만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때부터 상당히 자만심에 빠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역시 마음 먹고 준비하는 시험은 결과가 늘 좋구나’ 라던지, 2유의 최종 합격률을 보고 안심한다던가, 등의 거만한 생각이 있었고, 결국 다음 해에 회계감사 58점대의 점수로 유탈생이 되었습니다.

    • 유탈하게 되고 나서

      점수를 받자마자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여유부렸던 수많은 순간들이 떠올랐고, 회계감사 문제 중 마지막 OX 두문제를 고쳤는데 그것이 모두 틀렸던 것도 기억이 났습니다. 순 공부시간으로 따지자면 하루에 정말 몇 시간 되지 않는 수준의 공부 기록들이 떠올랐습니다. 근본적으로 저의 준비 부족이었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절망에 빠졌습니다. 흔히 태초마을이라고 부릅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유탈생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하실만한 감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일 상가집에 조문하러 가야 했는데, 그 분들보다 표정이 안좋아보인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일 밤 잠에 들지 못했습니다. 남겨두었던 시험지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점수를 확인하고를 반복하다, 저녁에 가족들에게 시험 결과에 대해 알리고, 같은 학교의 유탈생분들 중 아직 의지가 남아있는 분들과 함께 채팅방을 개설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서로 모이거나 스터디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저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상당한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과 발표 다음 날 새벽부터 책을 다시 폈습니다. 익숙한 재무회계부터 공부를 했고, 매일 아침에 근처 카페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사실 책이 머리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러지 않으면 버티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주에 토익시험도 응시했습니다. 평균 점수보다 100점 정도 하락한 점수를 받았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발표일 밤에 공부를 지속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고민도 했습니다. 유탈생분들 대부분이 깊게 고민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진로를 선택할 경우, 회계사에 대한 미련이 정말 남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모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같은데, 언젠가 회계사를 마주했을 때 열등감이 조금이라도 들지 않을 것인가? 에 대해 고민해보라던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이 생각을 하고 난 후, 무조건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잘 나가고 계신 회계사분들 중 수험기간이 오래 걸린 분들의 사례를 듣게 되면, 이 또한 마음을 다잡는데에 이용했습니다. 누구는 몇년을 공부했다더라, 누구는 유탈을 두번 했다더라 등의 이야기를 듣고, 그 분들이 현재 실력을 인정받고 잘 나가고 있는 사실을 보며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유탈을 겪고 난 다음 년도의 성적은 대부분 좋다라는 말도 응원이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1차 시험을 한번 붙어보면, 다시 합격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만의 학습 방법

    • 공부 계획 및 진행(~12월)

      구체적으로, 저는 12월 중순까지 연습서를 공부했습니다. 어차피 1차시험 다시 보는 것은 그리 큰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고, 2025년부터 변경되는 시험 제도를 고려하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당락을 결정짓는 것은 2차과목이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불안하더라도 최대한 늦게까지 연습서를 잡고 있는 것이 타당한 전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은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서, 단기간에 점수 회복이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2차과목 다섯 과목과 경제학, 총 여섯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하루에 세 과목씩 나눠서 각 세시간씩 공부하고, 자기 전 두시간에서 세시간 정도를 부족했던 과목에 집중했습니다. 온라인 질문을 남기거나 답안에 대한 해석을 찾아보는 등 시간이 꽤 소모되어서 책을 보고 문제를 푸는 순 공부시간은 위에 미치지 못했지만,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는 세법을 하고, 1시부터 4시까지는 재무회계를 하자 - 라는 식으로 시간 확보를 해둔 후 그 안에서 최대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12월까지 2차시험 위주로 들고가는 방식이 1차시험을 고득점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제학을 예로 들면 초시때의 등수가 가장 높았고, 갈수록 점수와 등수가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2차 시험이 존재하는 다른 과목들의 점수가 받쳐주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1차시험에서는 정부회계를 한 문제도 맞추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넉넉한 점수로 1차를 통과했습니다. 연습서 실력이 받쳐주었기 때문에 연결되는 다른 1차 과목들이 성적이 나쁘지 않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1차 시험 준비를 위해 추가적으로 들었던 강의는 심유식 선생님의 상법과 김판기 선생님의 경제학이었고, 모두 시험 전 막판 정리 강의를 가능한 한 일찍 들었습니다. 개정이 없다면 작년 강의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 공부 계획 및 진행(3월~)

      당연히 1차시험은 통과했을 것이라 생각했고 다음 날부터 연습서를 다시 폈습니다. 이제 경제학 대신 회계감사를 매일 보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월 수 금은 세법,재무관리,회계감사를 공부하고, 화 목 토는 재무회계,원가관리회계,회계감사를 공부하는 식입니다. 일요일은 항상 휴식시간을 가졌지만 그래도 반나절 정도는 그 주에 부족했던 과목을 다시 펴보는 시간을 두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회계감사를 한번도 붙어보지 못했다는 마음에, 회계감사 위주의 복습이 많았습니다. 가장 자신있었던 재무회계는 비중을 줄이고, 회계감사를 어떻게든 붙어보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회계감사의 공부 방법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는 과목별 공부법에서 후술하겠습니다.

      유탈하고 난 뒤의 첫 2차시험은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휴식일은 꼭 지키되 그 주의 복습은 휴식일에 한번 더 반복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회계감사를 어떻게든 붙어보고 싶어 재무회계의 시간을 회계감사에 사용한 적이 많았는데, 이것이 재무회계 점수가 크게 하락하여 1유생이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과목별 공부 비중에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동차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회계감사를 합격하기는 했다는 안도감이 들었고 한번 붙어본 재무회계는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 공부 계획 및 진행(12월 말~)

      저는 학기가 남아있었고 공대생으로서 전공수업과 회계공부를 병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김기동 선생님의 유예 온라인 강의를 결제만 해두고 12월 말이 되어서야 제대로 듣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학기 전공 과목이 로드가 상당했기 때문에, 여유가 되는 자투리 시간에 강의를 틀어놓고 과제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머리 속에 들어오는 내용은 사실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유예생 때마다 2학기를 꼭 쉬어야 했기 때문에 사실 수험기간 중 총 1년은 회계공부를 전혀 하지 못한 셈입니다.

      저는 유탈을 한번 겪기는 했지만, 이렇듯 저유생이라면 12월 내지 1월에 공부를 시작해도 합격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12월 말부터 연습서를 다시 폈습니다. 최소한 연습서 3회독은 가져가고 그 후에 다른 책들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수로 3회독을 했습니다. 시중의 다른 유명한 연습서들도 찾아 최소한 1회독은 했습니다. 견해 차이가 나는 부분들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기록해두었다가 질문글을 올리거나 스스로 답을 판단하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견해 차가 있는 문제들을 실제 2차시험에서 맞닥뜨리게 될 가능성은 적지만, GS모의고사를 보게 될 경우 해당 선생님과 다른 견해의 답안을 기재할 경우 0점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GS반의 경우 실강으로 총 세개의 반을 들었습니다. 그 중 나무경영아카데미에서 열리는 김기동 선생님과 박진수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고, 두 분의 장점이 달라 그 둘을 모두 수강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김기동 선생님의 경우는 적당한 난이도에 이 정도면 실제 시험과 비슷할 것 같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박진수 선생님의 경우에는 유탈 방지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어렵게 조정하셨는데 이것이 당황스러운 문제를 만났을 때의 연습을 하는데 유용했습니다. 김기동 선생님 같은 경우는 지난 해의 GS를 미리 풀고 오면 겹치는 내용이 많아 고득점 하기 쉬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실제 시험과 같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 예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연습서 세 권을 합쳐 총 5회독, GS 모의고사 총 9회, 그 외에 파이널 등으로 불리는 모의고사집을 각 2회씩 푼 것이 연말부터 6월까지의 공부량입니다. 24년도 재무회계 118점으로 최종합격했습니다.

    과목별 학습 방법

    • 1차 시험

      1차시험의 경우 25년부터 상당한 개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참고 정도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든 과목 공통 사항으로, 푸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문제들은 각 회독 때마다 표시를 해두고, 표시가 누적되는 문제를 시험 전에 다시 풀어봤습니다.

    • 상법

      상법은 투입한 만큼 결과가 안정적으로 나와주는 효자 과목입니다. 그러나 일정 수준까지 공부하지 않으면 헷갈리는 지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심유식 선생님의 객관식 교재의 회독수를 늘린 후 기출문제를 풀고 점수를 기록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2회독 후 기출 3개년, 다시 1회독 후 기출 3개년…… 과 같이 반복해서 풀다보면 익숙한 문장들이 눈에 들어오고 정답에 대한 감이 올라가게 됩니다. 2차시험에 나오지 않는 과목인만큼 과투입할 필요는 없지만 고득점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합니다. 경제학과 함께 조금 일찍 시작하려 했던 과목입니다. 휘발성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유탈한 이후 오랜만에 보는데도 금방 실력이 복구되어 적당한 점수로 합격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시험장에서는 세법과 함께 보는 과목인데, 20분 내로 끝내고 남은 시간을 세법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해당 교시는 시간이 촉박하지 않을 것입니다.

    • 경제학

      경제학은 수식과 그래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비전공자였지만 수학에 자신이 있어, 식을 외우거나 간단한 미분 정도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초시때는 다이어트 경제학을 전수로 반복하다 일일특강처럼 요약된 문제집으로 옮겨 회독수를 높였습니다. 그래프를 직접 그려보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고, 거시, 국제 경제 파트는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현실의 시사 경제 이슈를 보고 이를 배웠던 이론과 연관지어 생각하였는데, 이것이 실수를 줄이고 빠르게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유탈 이후 염려하던 1차 과목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다이어트 경제학은 양도 많고 경제학 자체의 난이도도 있다 보니 연습서를 푸는 단계에서도 경제학의 비중을 두었습니다.

      시험장에서는 거시문제부터 풀었습니다. 미시는 어렵게 나오면 답도 없다는 생각을 했기에, 자신있는 거시 국제 경제학부터 빠르게 해결하고 남은 시간에 미시 파트로 돌아갔습니다. 특히 단번에 풀이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일단 넘어가는 옵션을 염두에 두었는데 시간 관리 전략으로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 경영학, 재무관리

      경제학에 시간을 보태기 위해 빠르게 풀어야 하는 과목입니다. 일반경영학은 말할 것도 없고 재무관리 또한 1차 수준에서는 문제 은행 정도의 난이도입니다. 저는 재무관리 기출문제집을 한권만 달달 돌리는 식으로 공부했는데, 총 세번의 1차시험에서 두 문제 이상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일반 경영학 또한 기출문제 위주로 회독수만 올리다가, 객관식 교재도 찾아서 풀어봤는데 실력에 큰 변화는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경영학을 학교에서 수강한 적이 없기 때문에 생소한 용어도 많았고 어차피 모르는 지문 한 개 나오면 나머지 선지를 알더라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 세법

      연습서 위주로 공부하다 객관식 교재로 돌아갔습니다.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수준으로 세법을 공부했다면 1차 시험의 세법 계산 문제는 어렵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말문제가 거슬렸는데, 이를 위해 말문제만 따로 준비되어 있는 교재를 찾아 공부했습니다. 휘발성이 정말 높고 말문제들이 2차 시험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길게 준비하지 않고 시험 전 한 달 전에서 두 달 전후로 시작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서는 상법에서 아낀 시간을 활용해서 문제를 푸신다면 여유롭게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상증세를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퇴직, 양도 소득은 확실하게 챙겼습니다. 흔히 와꾸라고 부르는 틀을 익힌다면 특히나 퇴직소득의 경우에는 든든하게 챙겨갈 수 있는 점수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 회계학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었으나 방심 끝에 유탈 후 동차를 막아선 과목이었습니다. 1차시험은 재무회계, 정부회계, 원가관리회계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리는 정부회계를 우선 풀고, 원가관리회계와 마킹을 위한 15분을 남겨두고 남은 시간을 재무회계를 푸는데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원가회계는 자신이 있는 과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5분만을 남겨두었는데, 재무회계에서 챙겨갈 수 있는 점수가 더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부회계와 재무회계를 높은 정답률로 풀고, 원가회계를 다섯 문제 정도 푼 다음 나머지 다섯문제는 가장 답 숫자가 적었던 번호로 기둥을 세웠습니다.

      1차를 처음 붙었을 때는 정부회계를 네 문제 맞췄기 때문에 이 전략이 괜찮았던 것 같고, 유탈 후 1차시험에서는 정부회계가 너무 어려워 다섯 문제를 모두 찍고 모두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점수가 나쁘지 않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 2차시험

      2차시험의 경우에는 세법과 회계감사를 붙기 위해 더 집중했던 경향이 있습니다. 재무회계는 1유예 기간을 제외하면 여유를 부렸고, 실수가 잦은 세법과 낯선 회계감사는 좋은 점수를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원가회계와 재무관리는 수학적인 요소가 많아 적당히 합격할 수준으로만 공부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원가관리회계

      2차 시험 과목 중 가장 만만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원가 파트는 틀이 정해져 있는 느낌이라 문제에 익숙해지는 수준에 도달하면 어느 정도 점수를 노려볼 수 있고, 어렵다고 평하는 연도의 문제들은 관리회계 쪽의, 문제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기조가 쉽게 내고 칼 채점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연습서를 2회독 정도 하고,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저는 GS는 풀지 않았지만 여유가 되신다면 GS는 풀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재무관리

      재무관리는 수학적 요소가 많은 과목으로서 수리적 사고방식이 있다면 접근하기 편한 과목입니다. 그러나 예측 가능성이 낮은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생각보다 고득점을 받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문제를 풀 때 단순히 풀이 틀을 익히는 것보다는, 왜 그렇게 풀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모형들의 차이점을 익히고, 문제에서 어떤 모형을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은근하게 주어지는 힌트를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김종길 선생님의 수업시간에서 “이런 표현은 ~모형을 쓰라는 뜻이다” 등의 식으로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잘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고득점자가 적기 때문에 생각보다 부분점수를 많이 받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백지를 내지 않기 위해서 뭐라도 적으시기 바랍니다. 전혀 다른 것을 묻는 것이 뻔해보여도 관련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공식을 나열한다거나, 하는 식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답안을 작성하면 조금이라도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세법

      2차세법은 계산문제를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단에서의 작은 실수가 전체의 오답으로 번질 수 있고, 그럴 경우 사실상 부분점수를 기대할 수도 없는 과목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세 파트의 개인의 소득 내역을 제시할 때, 어떤 항목이 근로소득이고 기타소득인지 정확히 판단해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조금이라도 헷갈리는 순간 이어지는 모든 물음들이 0점이 될 가능성이 생깁니다. 때문에 적어도 교재에 기재된 항목들에 대해서는 모두 머리속에 넣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상증세를 포기하고 퇴직, 양도 소득은 챙겼습니다. 상증세는 비교적 양이 많다고 생각했고, 퇴직 소득과 양도소득은 틀을 익히고 약간의 공수만으로 안정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 회계감사

      세번째 2차시험에서 합격했던 과목입니다. 유탈을 겪게 만든 과목이었고 때문에 더욱 공부에 공을 들였지만, 마지막 시험 직전, 6월 초나 되고나서야 그간의 공부 전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해당 과목의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암기는 중요한 부분만을, 나머지는 이해한 원리를 바탕으로 응용하는 식의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공부 방식은 수학적 논리가 필요한 과목들에서는 유용하지만, 회계감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암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과목이고,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달달 외우려고 해야 합니다.

      홍상연 선생님의 GS강의를 수강했었고, 다른 강사분들의 GS도 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성적이 좋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시험장에 들어갈 때까지 자신이 없었는데, 23년도의 시험문제는 기준서 문제보다 사례문제 위주의 구성이었고, 이 경우 응용력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다행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의 합격년도 정오표를 보면, 사례문제는 모두 고득점했고 반면 기준서 문제는 처참한 수준으로, 극단적으로 사례문제에 강한 편이었습니다. 기준서 문제를 위해 암기를, 사례문제를 위해 응용을 공부하신다면 고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재무회계

      재무회계는 가장 자신있었던 과목이었기에 만용을 부렸고 결국 마지막까지 남은 유예과목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재무회계 1유예는 정말 안정적인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중급회계와 고급회계로 나눠진다고 하고 난이도도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평이 있지만 그럼에도 과목 특성상 준비한 만큼 성적이 나올 것입니다.

      마지막 유예 시기에 연습서를 3회독 후 시중의 다른 연습서 두 권을 각 1회독 했습니다. 동시에 ~파이널 등의 모의고사집도 풀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GS 모의고사도 수강하였으나 GS기출은 절대 풀지 않았습니다. 저는 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GS를 미리 풀고 가게 되면 문제가 어느정도 겹치게 되기 때문에 실전 대비를 한다는 느낌은 상당히 줄어들고 고득점할 수 있게 됩니다. 다른 학원의 한 GS는 문제집의 문제를 변형해서 출제되기도 하였는데, 이런 모의고사는 시간도 널널하게 남았고 시험을 대비한다는 의미가 퇴색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고득점을 할 수 있었기에 자신감이 생기는 장점은 있었습니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모든 문제를 풀었지만, 30초 안에 명확한 풀이가 떠오르지 않으면 제끼고 넘어가는 옵션을 염두에 두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문제를 빠르게 풀고 난 뒤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다보니 당연하게 풀리는 경험도 많았기에 이런 전략은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후배 수험생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

    • 저의 수기는 오랜 기간 공부하였거나 유탈을 겪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수험생들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어둠 속을 혼자 걷는 듯한 외로움, 주변의 응원해주고 위로해주던 사람들은 점점 줄어가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많이 줄어드는 시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합격을 마무리하기만 할 수 있다면 그간 모든 고통은 의미있는 경험으로 남을 것입니다.

      혹자는 탈락한 자들의 자기위로라고 말하기도 하겠지만, 저 또한 유탈의 경험이 재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큰 시험을 준비하면 늘 좋은 결과를 얻었기에 자만심과 함께 이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겸손함을 배웠습니다. 아마 빠르게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더라면 늘 그랬듯이 거만한 자세를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유탈 후의 기간 동안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던 문장이 있습니다.

      오바마는 55세에 은퇴했습니다.
      트럼프는 70세에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시간에서 일합니다.
      모두가 자기 자신의 경주를, 각자의 시간대에서 하고 있을 뿐입니다.

      유탈하신 분들은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유탈의 경험이 없으신 분들은 저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부단히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유탈이 꼭 오만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는 유탈 후 지난 날들을 돌아보았을 때 후회되는 순간 순간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회계사 시험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굵직한 시험중에 노력을 가장 정직하게 보상해주는 시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운도 따릅니다만, 운을 압도할 실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투입한다면 금방 붙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장바구니 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