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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격수기] 2022년 57회 회계사 합격수기(김해랑)

    2022-09-28 | 12394

  •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에 임하는 자세로

     

     

    주제1. 자기소개, 수험 시작 동기와 수험 기간 및 합격소감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57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김해랑입니다. 저는 2020년 나무경영아카데미 1월 봄 종합반을 시작으로 2021년 1차를 합격하고, 2021년 2차에서 회계감사 1과목 유예가 되어 올해 최종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회계사 시험을 권유받아 다소 갑작스럽게 이 시험에 대해 알아보고 진입을 결정하였습니다. 상당히 짧은 시간 안에 진입을 결정하게 되어 시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혼자서 인강을 소화하는 것보다는 학원의 스케줄에 맞춰서 강제적으로 공부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해서 나무경영아카데미 봄 종합반 실강반을 등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때 봄 종합반 스케줄을 끝까지 따라간 덕에, 이후에 혼자 인강을 들으면서 공부할 때에도 공부 습관을 유지하기가 좀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주제2. 나만의 학습 방법


    1.당일 복습

    저는 수험생활을 하며 반드시 지키고자 했던 원칙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당일 수강한 강의는 반드시 당일 복습을 완료하는 것이었습니다. 종합반 실강을 들을 때나 혼자서 인강을 수강할 때나 이 원칙은 항상 지키고자 노력했고, 동차 기간에 정말 바빴던 시기를 제외하면 거의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일일 수강 강의 수도 하루에 복습까지 다 소화할 수 있는 6-7개를 넘어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복습을 병행하며 강의를 수강한 것이 저에게는 합격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2.일요일 휴식

    또 다른 원칙은 반드시 하루는 충분히 쉬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일요일이 휴식하는 날이었는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부 스케줄과 컨디션에 따라 토요일 오후부터 쉬는 날도 있었고, 일요일 오전까지 공부를 하고 반나절만 쉬는 날도 있었지만, 대체로 일요일 하루는 마음 놓고 푹 쉴 수 있게끔 주중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렇게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때로는 불안하기도 하고, 공부시간이 부족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될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주기적으로 온전한 휴식을 가진 것이 2년 반이라는 수험생활을 완주할 수 있게 한 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3.약점 단권화

    많은 합격자분들이 강조하시는 만큼, 저에게도 단권화는 공부 효율과 효과를 끌어올리는 데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저는 제가 취약한 부분만 모아서 빠르게 훑어볼 수 있는 약점 단권화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시험이 다가오면서, 문제를 풀다가 제가 유난히 자주 하는 실수나 잘 까먹는 내용들, 또는 절대 헷갈려서는 안 되는 내용들을 발견할 때마다 포스트잇으로 표시해 두거나 그때그때 노트에 짧게 메모해두었습니다. 

    시험이 코 앞일 때에는 그 내용들만 계속해서 보는 게, 전체 내용을 보는 것보다 더 머리에 잘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체 내용보다는 양이 훨씬 적기 때문에, 전 과목을 정리해도 한 권의 얇은 노트 안에 다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시험 직전에 그 내용만 여러 번 반복해 볼 수 있었고, 그 덕에 시험 치는 그 순간에도 제가 자주 걸리는 함정이나 실수 패턴들을 기억하며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이 시험은 공부해야 할 양이 방대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시험 전날 하루 안에 다 볼 양만 남을 때까지 계속해서 추리고 또 추려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범위를 좁혀나가는 공부방법이 공부한 내용을 실제 점수로 연결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4.시기별 공부방법

    (1) 봄 종합반(20년 1월~6월)

    이 시기는 CPA시험에 대해 전체적인 감을 잡고, 수험생활이라는 낯선 생활패턴에 적응해가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생전 처음 접해보는 강의 길이와 공부량에, 체력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지치는 날이 많았습니다. 

    이게 과연 사람의 뇌가 소화할 수 있는 공부량인가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나름 최선을 다해 강의를 따라갔고, 당일 복습 원칙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종합반을 수강하게 되면, 어제 배운 내용이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오늘 새로운 내용을 이해하느라 애먹고, 그 새 그저께 배운 내용은 아예 까먹어버리게 되는 절망적인 경험들을 많이 하시게 될 겁니다.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이고, 당일 복습을 통해 오늘 배운 내용을 한번이라도 이해하고 지나간다면 나중에 다시 다 돌아오게 되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설령 오늘 배운 내용이 충분히 이해가 안 됐거나, 오늘의 복습을 제대로 못했어도, 자잘한 구멍들은 나중에 충분히 메울 수 있으니 내일 새로 배우는 내용에 좀 더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이 시기에 중요한 건 큰 구멍이 나지 않도록, 한 챕터나 한 주제를 아예 버리는 일이 없게 하는 것 같습니다.


    (2) 여름 연습서 기간(20년 7월~9월)

    기본강의가 마무리되고 나서 저는 2차강의를 들으며 연습서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7월부터 8월 초~중순까지는 세무회계와 재무회계의 작년도 동차강의를 들었고, 이후에는 재무관리 유예강의를 수강하며 세무회계와 재무회계 연습서를 혼자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회계와 세법 실력을 탄탄하게 다져놓고, 재무관리 2차강의도 수강하여 동차 기간에 강의 듣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대해 후회되는 점은, 당시 저는 초시생이고 아직 실력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재무관리를 심화나 동차강의가 아니라 유예강의를 수강했다는 것입니다. 제 실력에 비해 지나치게 어려운 강의임에도 남들이 다 듣는다고 하니,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복습도 거의 못한 채 강의만 겨우 완강하는 것에 그쳤고, 결론적으로 다음 해 동차기간 때 재무관리 동차강의를 다시 들어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따라가는 커리큘럼이 대체로 효과적인 건 사실이지만, 본인의 실력에 맞게 이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이 시기에 일부 과목 객관식을 조금 미리 시작했는데,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7월부터 주말마다 경제학 객관식을 틈틈이 풀었습니다. 경제학은 1차에서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이고, 저 역시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기본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까먹기 전에 실력을 다져놓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 막상 풀어보니 경제학 객관식 문제가 정말 많고 어려웠기 때문에, 이때부터 조금씩 시작하여 나중에 경제학에 구멍이 없게 된 것이 1차를 앞두고 경제학을 불안해하지 않게 된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한편 9월이 되자 슬슬 불안한 마음이 들고, 연습서만 붙잡고 있어도 되나 싶은 생각에 재무회계를 시작으로 객관식 문제들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일찍 객관식을 들어간 탓에 오히려 1~2월에 풀 문제가 없었고, 같은 문제만 반복하다가 텐션이 떨어지기도 해서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봄에 기본강의를 들었다면, 본인이 특별히 약한 과목이 아닌 이상 객관식은 10월 넘어가서 시작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객관식 기간(20년 10월~21년 2월)

    이 시기는 스스로를 문제풀이 기계로 만드는 시간입니다. 그 전까지는 내용을 이해하는 공부에 초점을 두었다면, 객관식 기간에는 이해한 내용을 충분히 숙지, 숙달하고, 문제를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답을 현출할 수 있는 실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10월 초부터 상법과 일반 경영학 복습을 시작하며 다른 과목 객관식도 본격적으로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기본강의 때 배운 내용이 너무 기억이 안 나서 많이 좌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급적 전과목을 하루에 다 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고, 과목당 매일 2~4시간 정도 투자했습니다. 초반에는 모든 문제를 전수로 풀고, 틀린 문제, 접근법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문제, 잘 만든 문제 등을 체크해서 그 문제들만 추가 회독을 진행했습니다. 총 몇회독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보통 수험생들이 본다는 횟수보다는 더 많이 회독을 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시험은 평소 실력의 80%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믿어서, 공부할 때 합격선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목표로 잡고 넉넉하게 합격할 수 있도록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덕에 1차를 앞두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차시험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문제가 많은 객관식 시험 특성상 시험장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지에 대한 전략을 세워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각 과목에 몇 분정도 쓸지 계획하고, 모르거나 안 풀리는 문제를 다시 검토할 여유시간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여유시간을 따로 확보한 덕에, 처음 풀 때 모르는 문제는 우선 체크만 해둔 뒤 빠르게 넘어가며 끝까지 한 번 풀 수 있었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남은 시간을 확인하며 모르는 문제를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시험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며 아는 문제부터 확실하게 맞출 수 있도록 전략을 짠 것이 합격에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4) 동차기간(21년 3월~21년 6월)

    1차시험 가채점 결과가 안정권이어서 1주일 휴식한 뒤 바로 2차시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2차는 1차에 비해 과목 수가 확 줄어서 양적 부담은 적어지지만, 한 문제 당 풀이 시간이 훨씬 늘고 난이도도 올라갑니다. 그래서 동차 기간은 생각보다 시간이 정말 부족하고 공부할 게 너무 많아서 매일 허덕이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일 복습 원칙도 못 지키는 날이 많았고, 그날 계획한 공부를 끝내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결과 4월까지 회계감사 강의를 수강하다가 버렸고, 나머지 네 과목에 집중해 확실하게 합격하는 전략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3~4월에는 재무관리와 원가회계 동차 강의를 들었고, 4월 중순부터 세무회계와 재무회계 연습서를 병행하였습니다. 5월부터는 1차와 마찬가지로 하루에 모든 과목을 다 보며 매일 각 과목에 대한 감을 유지하고자 했고, 6월에는 기출문제도 풀어보며 실전처럼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기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습서를 1회독할 때부터 문제를 많이 추려나갔고, 주요 주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체로 버렸습니다. 연습서를 풀면서 답안지를 어떤 형식으로 작성할지 미리 구상하며 연습했고, 실전연습 때에도 답안 작성 연습과 백지를 남기지 않는 연습에 집중했습니다.


    5) 1유예기간(22년 3월~22년 6월)

    2차시험 발표 후 회계감사 1유예라는 결과를 보고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2학기 학교를 다니며 유예 강의를 조금씩 병행하다가, 방학 때 인턴을 한 뒤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앞선 시기와 비교하면 굉장히 여유로운 수험생활을 보낼 수 있었지만, 유예생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공부해야한다는 인식 때문에 1유예여도 생각보다 공부량이 적지는 않았습니다. 또 막상 시험이 다가오니 떨리는 건 동차 때랑 똑같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더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고, 본인의 노력을 믿고, 멘탈 단단히 잡고 시험장에 들어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주제3. 과목별 학습 방법

     

    [1차시험]


    (1) 일반경영학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이라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공부했습니다. 기본강의 때에도 경영학은 현강이 아닌 제공되는 동영상 촬영본을 통해 배속으로 들어서 다른 과목 공부할 시간을 더 확보했고, 객관식 시기에는 객관식 문제집과 기출문제집을 반복하며 공부했습니다. 


    (2) 재무관리

    1차 재무관리는 난이도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일반경영학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투입으로 방어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객관식 문제집을 별도로 풀지 않고 기출문제만을 반복해 풀었고, 하루 중 가장 적은 시간을 투입해 공부했습니다.

     

    (3) 경제학

    경제학은 제가 자신 없던 방어과목 중 하나였기 때문에, 고득점을 노리는 공부보다는 과락을 면하는 공부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응용문제는 객관식 초반에만 조금 도전해보다가 말았고, 기본적이고 반드시 맞춰야 하는 문제와 개념 위주로 추려나갔습니다. 객관식 후반기에는 모의고사 강의 등을 수강하며 실력 다지기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국회8급을 비롯한 다른 경제학 시험 문제들도 참고해 공부했습니다.


    (4) 상법

    1차시험 당시 상법은 제 주력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기본강의를 들을 때에는 낯선 용어와 많은 양 때문에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던 과목이기도 했습니다. 기본강의 시기에는 무작정 암기하기보다는 강의를 통해 최대한 개념을 이해하고자 했고, 객관식 시기에는 한 달 정도 개념을 복습한 뒤 이후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며 기계적으로 문제풀이가 가능한 수준까지 실력을 올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개념 정리는 서브노트에 의존했고, 시험이 다가오면서 반복적인 문제풀이로 소홀해졌던 개념들을 정리하고자 틈틈이 서브노트를 훑어보기도 했습니다.


    (5) 세법개론

    세법은 경제학과 함께 저의 방어과목 중 하나였는데, 공부량이 많아서 초시생이 재시생에 비해 불리한 과목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처럼 지엽적인 내용은 과감하게 버리고 확실하게 맞춰야 할 내용에만 집중해 과락을 면하는 전략으로 접근했습니다. 객관식 세법을 풀면서도 자잘한 암기 사항들은 꽤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양도, 상증, 국기법과 기타 주제의 경우에도 단기간에 확실하게 숙지할 수 있는 내용만 빼고는 거의 버렸던 것 같습니다.


    (6) 재무회계

    회계는 상법과 함께 저의 주력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여름에 연습서를 풀면서 실력을 다져놓았던 것이 객관식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객관식 문제집과 모의고사 문제집 등을 다 합쳐 10번 이상 회독했고, 상법처럼 기계적인 문제풀이가 가능하도록 반복 훈련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회계의 경우 특히 실수를 정리하는 약점 노트가 큰 도움이 되었는데, 계산 문제가 많은 과목이다 보니 자잘한 실수가 오답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7) 정부회계

    정부회계는 추석 즈음에 기본강의를 수강했고, 이후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체 내용을 복습하는 갖다가 시험 직전에는 일주일에 한번 씩 보며 최종 정리를 했습니다. 정부회계는 투입 대비 큰 점수를 가져갈 수 있는 과목이라 잘 챙겨가시면 3교시 때 좋은 성적을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8) 원가관리회계

    1차 원가는 재무관리처럼 기출 위주로 공부하며 투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했습니다. 1차시험에서 크게 어렵게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정부회계처럼 주요 주제만 잘 챙겨가시면 3교시 고득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2차시험]


    (1)세무회계

    2차 세무회계는 제가 가장 약한 과목이었습니다. 그래서 1차와 마찬가지로 주요 주제를 확실하게 챙기며 점수를 방어하는 전략으로 접근했습니다. 여름에 동차강의를 미리 들어 놓아서 동차 기간에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연습서를 풀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꼼꼼함을 많이 요하는 공부여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문제 사이즈가 상당히 커서 앞부분에서 놓치는 게 있으면 뒤의 답까지 줄줄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한 꼼꼼하게 체크해가며 문제를 풀고자 했습니다. 시험장에서 모르는 주제도 꽤 많이 나왔는데, 어떻게든 백지는 내지 않고자 한 덕에 점수를 방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재무관리

    재무관리는 다른 2차 과목들에 비해 문제 양이 적고 문제 사이즈도 작아서 공부할 때 부담이 덜하지만, 내용 자체가 어렵고 시험 난이도도 들쭉날쭉해서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과목입니다. 그래서 저는 원리와 개념 이해로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고, 지나치게 어려운 응용문제는 손 대지 않고 기출 위주로 이해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3)회계감사

    회계감사는 이해에 기초한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마주하면 상법처럼 낯선 용어와 많은 양에 압도되지만, 상법과 달리 기본서를 읽으면서 전체 감사 절차의 흐름을 파악하고 나면 좀 더 암기가 수월해집니다. 암기할 때에는 앞글자도 따보고, 기준서 문장에 저만의 사례를 붙여보기도 하고, 하루에 끝장내기 교재를 페이지마다 사진찍듯 기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책의 도움 없이 현출해내는 연습도 했습니다. 유예생이어도 시험이 다가오면서 중요한 내용 위주로 추리는 것은 똑같았는데, 지엽적인 내용 암기에 매몰되다보면 금세 핵심 내용들을 까먹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4)재무회계

    재무회계는 동차 때 가장 적은 공부시간을 투입했습니다. 제가 가장 자신 있던 과목이었고, 양도 적은 편이라 다른 과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시간만을 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재무회계는 다른 과목에 비해 정답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저는 혹시 모를 부분점수를 위해 가독성 있게 풀이과정을 정리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5)원가회계

    원가회계는 한 문제 당 사이즈가 정말 커서, 동차 때 공부하면서 가장 저를 지치게 했던 과목이었습니다. 내용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는 문제 사이즈가 크고 자료가 많은 것이 수험생을 힘들게 하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강의를 통해 각 주제 별로 문제를 푸는 틀을 배우고, 이후에는 문제를 반복해서 풀며 그 틀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연습했습니다. 


    주제4. 후배 예비 공인회계사들을 위한 학습 팁 및 하고 싶은 말

     

    봄 종합반 초반에 저는 새벽에 깨서 남들보다 일찍 학원에 가 자습을 하고, 밤 늦게까지 독서실에 남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친한 친구들과도 연락을 거의 끊었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공부에만 매진했습니다. 그만큼 이 시험에 올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은 몇 달 안 가 금세 무너졌고, 그런 저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애초에 그건 제가 2-3년 씩 유지할 수 있는 생활 패턴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건 치열한 노력이라기보다는 수험 생활이 무엇인지 몰랐던 저의 무모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모함은 결국 저 스스로를 공격했습니다. 봄 종합반 종강 후 연습서를 공부하던 중 제 수험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불안과 긴장감에 여름 3개월 내내 시달렸고, 그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공부하지도 못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자러 갈 때까지 심장이 두근거려 잠깐이라도 평안한 상태가 거의 없었고, 주변 소음이나 환경에 지나치게 예민해졌습니다. 아마 봄 종합반부터 누적되던 피로와 긴장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채, 더 어려운 연습서 공부에 들어가다 보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몰려왔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독서실이 문을 닫으며 강제로 집에서 조금씩 휴식한 덕에 겨우 나아질 수 있었지만, 아직도 그 기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수험 생활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입니다.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2-3년 동안 꾸준히 지속가능한 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습니다. 어쩌다 하루 14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매일 꾸준히 8시간씩 공부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수험기간 초반인 봄 종합반, 여름 심화반보다 객관식 기간, 그리고 시험 직전 한두달이 더 중요하기에, 시험에 가까워질 수록 지치지 않고 몰아칠 수 있는 힘을 미리미리 비축해둬야 합니다. 제 때 쉬어주시고, 수험생활 하다보면 우울해지는 날이 많으니 본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꼭 마련해 두세요. 다시 돌아간다면 하루에 10분이라도 저 스스로를 돌보고 기분을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둘 것 같습니다.

     

    끝으로 힘들었던 수험생활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큰 응원과 버팀목이 되어 준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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